[전선113호] 현 세계의 무역전쟁과 국제정세 - 시장 경쟁과 파시즘의 이중주

현 세계의 무역전쟁과 국제정세 - 시장 경쟁과 파시즘의 이중주


안준호(노동전선 회원) 




1. 무역전쟁은 언제나 자본주의 역사와 함께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은 중국을 포함한 대미(對美)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시행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중국과의 무역전쟁이며, 전쟁이라는 표현만 쓰지 않았을 뿐, 일본이나 독일에 대한 미국의 압력 또한 기존 국제 질서를 뒤흔드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레닌이 자신의 저서 제국주의론에서도 말하였듯이, 모든 모든 국가의 자본은 동일하게 성장하지 않는다. 불균등하게 발전한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독점자본가들은 더욱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후발 주자 국가로 자신의 자본을 수출한다.

이러한 자본 수출이 군사력과 함께 움직이면 식민지 침략으로 이어지게 된다. 처음에는 종속적 관계에 있던 후발주자는 스스로 독점자본을 형성하여 선진자본주의 국가에게 시장 재분할을 요구하게 된다. 그리고 선진자본주의 국가는 이를 필사적으로 저지하려고 한다. 이것이 현대 자본주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무역전쟁의 궁극적인 바탕이다. 세계대전은 이러한 무역전쟁이 실제 군사력의 충돌로 일어난 것이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이었으며, 45년 이후에는 레짐 체인지나 쿠데타 사주 등으로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가난한 국가들의 국력이 상승하는 것 자체를 제거하였다. 

70년대부터 성장하던 서독과 일본이 90년 말 위기에 빠진 게 미국이 자신의 정치군사적 힘으로 이들을 억누른 이후 이었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현재 독일이 EU를 통해 다시 재정비가 되었고, 중국과 러시아라는 새로운 후발주자들이 다시 미국의 경제적 지위와 시장 지배력에 도전하면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바로 중미 무역전쟁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 트럼프의 강경 대외정책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무역갈등이 언제나 민족주의, 파시즘 광풍과 함께 나타났다고 하면 너무나도 억측일까?

2. 중미 무역갈등과 한일갈등


현재 무역전쟁이라는 표현은 중미 간의 무역갈등이 고조화 되면서 붙여지게 된 명칭이다. 중미 무역갈등은 트럼프가 당선되었을 때부터 예견되어 있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중국 위협론을 제기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집권한 뒤 중국이고 동맹국이고 할 거 없이 무역협정의 폐기와 재협상을 요구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형식으로 미국 자본, 특히 월가 중심 정책으로 소외받아 왔던 미국 내 제조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는 세계대전 직전에 나타났던 민족주의/국가주의 열풍의 재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백인 우파들은 그의 구호에 열광하였으며 그의 무역정책에도 미국을 위대하게 한다며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시장 재분할 때문에 일어나는 충돌에는 민족주의/국가주의 광풍이 불기 마련이며, 그 종착점은 파시즘이다. 중국 자본은 중국이 사회주의 원칙을 포기하고 시장개방을 하면서 홍콩 자본, 대만 자본 등 화교 자본을 흡수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였고 그 결과물로서 샤오미, 화웨이 등 기술력을 갖춘 대자본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동안 이 분야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범 서방계 입장에서는 시장이 재분할 될 것이라고 우려할 수 밖에 없고 실제로 가격 경쟁력 때문에 밀리자 미국은 화웨이 장비의 도청 가능성을 설파하여 국제여론전을 펼치며 제재를 가하고 있고, 대미 수출이 많은 중국 경제의 특성을 이용하여 ‘관세 폭탄’으로 중국에게 무역전쟁을 걸고 있다. 현재 중미간의 협상은 지지부진하며, 특히 트럼프의 즉흥적이면서 상대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히는 방식으로 시간을 끌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게도 경제적 타격이 매우 심하다. 실제로 중국의 경제지표들은 무역전쟁 이전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며 이러한 상황은 중국 내 반발로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백인우월주의를 중심으로 한 “아메리카를 다시 위대하게”가 나타나고 이에 대해 중국은 자국의 자본 성장과 함께 중화 민족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게 되었다.

한일 갈등도 무역전쟁의 한 갈래이다. 한일의 갈등은 일본의 아베정권이 작년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반발과 한반도 평화분위기에 대한 반발한 것이 직접적인 촉발제라면, 궁극적인 배경에는 한국 자본의 힘이 점점 커지는 것에 대한 일본 자본의 불안감을 아베가 정치적으로 이용하였다고 할 수 있다. 아베의 민족주의/국가주의에 입각한 내부 통치는 이미 다른 국가보다 먼저 파시즘 단계로 진입하였으며, 식민지 제국주의 폭력을 계속 은폐하고 한국의 자본성장을 견제하면서, 일본 내 노동운동과 저항운동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공격, 탄압하고 있다. 한국의 민주당 정권 또한 한편으로는 역사문제에서 한국 민중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으니 따르는 척 하면서도, 민중들의 자발적인 반 아베 운동 정서를 악용하여 경제침략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노동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이야기되고 있는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논란도 이러한 무역전쟁의 한 갈래라고 할 수 있다. 기후위기가 증폭되면서 그린란드의 빙하가 끊임없이 녹아서 그 아래 잠들어 있던 지하자원들이 개발이 가능해지자 중국 자본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은 끊임없이 그린란드를 자국의 소유로 바꾸고자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에서 ‘그린란드는 미국땅’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티셔츠를 판매하는 웃기지도 않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배경에는 시장 재분할을 노리는 강대국들의 제국주의 및 패권주의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3. 무역전쟁이 한국 노동계급에게 주는 시사점.


무역전쟁을 둘러싼 이론적 관점과 현재 이뤄지고 있는 무역전쟁들의 사례에 대해서 이야기 하였다. 그렇다면 한국 노동계급은 이러한 것을 통해 무엇을 깨달아야 할까?

첫째로 현재 이뤄지고 있는 무역전쟁을 특수한 사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경향성이라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지구라는 공간은 무한하지 않고 한정되어 있는데, 앞서 말하였듯이 자본은 끊임없이 팽창하려고 하며 자본은 다른 자본의 시장을 재분할 하기 위해 자신이 속한 국가폭력을 빌리려고 한다.

둘째로 이러한 무역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시장 재분할과 동시에 나타나는 민족주의/국가주의 분위기와 노동개악에 대해 더욱 날카로운 태도를 유지하여야 한다. 트럼프나 아베를 중심으로 이야기 하였지만 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계속 이러나고 있다. 자본주의의 위기와 함께 나타난 현 시장 재분할의 충돌로 많은 국가들의 경제가 위태롭자 인종주의/국가주의를 중심으로 한 세력들이 힘을 넣어 성장하고 있고 그들이 집권하기도 한다. 그러한 자들은 대게 자국의 경제를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국제기구에 대해 자주적인 척 하지만 실상은 결국 자국 토착자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존재들일 뿐이다. 이렇듯 수 많은 사기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노동계급은 이러한 사기에 속지 않도록 혁명적 사상을 학습하고 주변 사람들 끊임없이 조직하며,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민족주의/국가주의 광풍에 조직되지 않는 대중들이 휩쓸리지 않게 해주는 민주적인 “전위”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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